한식제진망장사(寒食祭陣亡將士)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! 슬픕니다. 삶에 한정이 있음은 예나 이제나 탄식하는 바요, 이름이 썩지 않음은 충의(忠義)가 으뜸이 됩니다.

당신들은 활을 당겨 몸을 수고로이 하고, 수레바퀴를 덮쳐 힘을 뽐냈으므로 웅비 같은 대열에서 기운을 떨치다가 아관(鵝 ) 같은 진(陣) 앞에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. 싸움에서 용맹을 나타낼 수 있었으니, 이는 진실로 집에서 편히 누워 죽은 것보다는 자랑스러운 일입니다.

지금 들판에는 풀빛이 푸르고 숲 속에는 꾀꼬리가 지저귀며, 아득한 냇물은 공연히 끝없는 원한을 흘려보내고 있습니다만, 여기저기 많은 거친 무덤들마다 혼령들이 있는 줄을 누가 알겠습니까?

제가 마음속에 새겨두고 싶은 것은 당신들의 옛 공로요, 제가 마음 아파 하는 것은 좋은 계절을 맞이한 것입니다.

이 보잘것없는 술이나마 베풀어 저승에서 떠도는 혼령들을 위로하오니, 당신들은 다 같이 두회(杜回)처럼 적을 막아서 잡는 일을 꾀하고, 온서(溫序)처럼 살아서 돌아오는 것만을 생각하는 것을 본받지 않았습니다. 장한 뜻을 이룰 수 있게 하소서. 이를 일컬어 음공(陰功)이라고 합니다.